증권사에서 펀드에 대한 리서치와 분석을 담당하는 펀드애널리스트들이 최근의 증시 상황에서도 '펀드런(fund run)' 우려는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펀드런은 뱅크런(bank run: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서 유래된 말로 일반적으로 환매가 일시에 집중돼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13일 한국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국내 펀드시장은 급성장 후 조정국면이며, 현재와 같은 시장에서 환매하는 것은 투자의 역선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승훈, 박정윤 한국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펀드시장이 최근 5년간 급성장한 뒤 정체 양상을 보이면서 자금이탈과 성장세 둔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향후 주식형에서의 자금이탈은 적립식 투자의 확산, 투자기간의 장기화 추세 등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율(환매액/펀드자산)은 지난해 하반기에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펀드교체로 높았으나 올들어 안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형의 월간 환매율이 9월 기준 국내주식형 2.5%, 해외주식형 3.0%로 소폭 상승했지만, 미국 주식형펀드의 최근 1년 월평균 환매율인 2.3%과 비교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두 애널리스트는 "국내 가계자산이 아직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펀드를 활용한 자산배분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펀드시장은 안정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 또한 "과거의 경우 지수 하락구간에서 자금이 유입 또는 정체되는 양상이었고 오히려 지수 반등시 환매로 인한 자금 이탈이 발생한 바 있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에도 펀드런 보다는 지수 반등시 부분적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미 올해에도 주식형펀드 환매로 인한 자금 이탈 규모를 살펴보면 지수의 반등구간에서 환매 규모가 확대됐고, 이후 현재까지의 하락 구간에서는 둔화됐다는 것.

주식형 총설정액 143조원 중 장기투자 방식의 적립식 비중이 45% 수준인 점, 현재의 손실을 감안하고 환매할 경우 적절한 대체 자산 선택이 어렵다는 점, 장기투자 문화의 정착 등을 고려한다면 단기간 펀드런의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펀드흐름에서 주가 조정폭이 크고 조정기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주가는 저점을 형성했고 이때 펀드런이 나타났다"면서 "급락 조정국면에서의 환매는 투자의 역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