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은 그동안 외환시장에 대해 구두 시장개입만 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으나 지난주 후반부터는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수출 업체들도 서서히 달러 물량 공급에 가세하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25분 현재 전 거래일인 10일보다 57원(4.35%)이 급락한 1252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과 국내 증시 상승에 힙입어 전 거래일보다 32원이 급락한 1277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달러 매도물이 쏟아지면서 한 때 1226원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이후 역내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25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내외 금융위기와 관련, "비가 올 때는 우산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는 게 평소 소신"이라며 "조금만 도와주면 살릴 수 있는 기업은 금융기관이 적극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IMF 사태 당시 일시적 자금 경색으로 흑자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 일자리 상실과 고통 심화를 당한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금융기관이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잇따라 매수호가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말 미국 뉴욕 역외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270원대로 급락했다. 지난 10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1개월 스왑포인트가 최근 마이너스 10.0원 수준임을 감안할 경우 지난 10일 현물환 종가 1309.0원보다 20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 상승으로 흑자부도기업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금융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초 1500원선 가까이 올랐던 환율이 3거래일만에 1200원선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나 "10월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국제금융시장 안정이 선행되기 전까지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주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28p(1.49%) 하락한 8451.19로 마감, 8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점차 낙폭이 커지면서 8000선이 붕괴된 데 이어 한때 7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가 반등해 80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다우지수 80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2003년 3월 이후 5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0.70p(1.18%) 하락한 899.22를 기록했으나 나스닥 종합지수는 4.39포인트(0.27%) 상승한 1649.51로 마감됐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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