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45kg이하로 경량화 성공

올해 말께 한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 로봇)인 '휴보'의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2일 지식경제부와 KAIST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센터에 따르면 KAIST 오준호 교수팀은 올해 말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휴보Ⅱ'의 플랫폼인 KHR-4 개발을 최근 마치고 테스트 및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KHR-4는 시속 3㎞로 달릴 수 있는 로봇 플랫폼으로 여기에 외장재 및 각종 부가 기능이 추가돼 '휴보Ⅱ'가 완성된다. 2004년 오 교수팀이 KHR-3 플랫폼을 적용해 개발한 '휴보Ⅰ'은 시속 1.2㎞ 정도의 속력으로 걷는 동작만이 가능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달릴 수 있는 인간형 로봇은 최고 시속 6㎞로 달리는 일본 혼다의 '아시모'와 도요타의 '파트너'뿐이다.

달리는 로봇을 만들려면 경량화가 필수적이다. 무게를 줄여야 전력 소모가 적을 뿐 아니라 로봇이 빨리 움직일 수 있고 동작도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오 교수팀은 지난 2년간 KHR-4에 장착되는 40개 이상의 모터，감속기，배터리 등 핵심 부품과 외장재 등의 무게를 줄여 '휴보Ⅱ'의 중량을 45㎏ 이하로 낮췄다. '휴보Ⅰ'은 65㎏에 달했다. 이처럼 무게를 줄이면서도 로봇의 무게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착지 과정에서 안전성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휴보Ⅱ'는 이미 연구실 환경에서 외장재를 벗긴 상태로 달릴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오 교수팀의 설명이다. 하지만 보다 자연스럽게 뛸 수 있도록 추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오 교수는 "로봇이 달린다는 것은 몸 전체가 땅에서 떨어져 허공에 있는 순간이 있음을 의미하는 만큼 걷는 것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며 "달리는 로봇 개발에 있어 걸음새 디자인과 모터의 동력을 조작하는 기술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