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광고를 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예술가들의 풍부한 영감과 직관력이 제품에 실려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말로 아무리 좋다고 떠들어봤자 판매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차별화는 더더욱 안 된다. 고객들은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창의성을 구매한다고 느낀다. 자신이 지불하는 가격의 대가가 몇 가지 부품으로 조립한 세트가 아니라 제품력 이상의 가치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똑같은 것은 없다. 단 한끗의 차이로,단 하나의 아이디어로 성공과 실패가 엇갈리는 것이 비즈니스의 세계다. LG전자의 프라다폰 마케팅이 성공했을 때 삼성전자는 유럽의 또 다른 명품 업체인 아르마니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고객들은 LG의 방식을 그대로 베낀 '아류'라고 생각했다. 마케팅 결과 역시 그렇게 나왔다.
거꾸로 삼성이 초기 폴더형-슬림형 휴대폰 시장을 선도해 나갈 때 후발주자인 LG의 디자인 역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삼성을 따라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차별화한 제품을 원한다.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들 말이다.
▶▶ 완전히 똑같은 칵테일은 만들 수 없다
어떤 사람이 호텔 바에 들어가 옆사람이 마시는 칵테일과 똑같은 것을 달라고 했다. 재치있는 바텐더의 대답은 이랬다. "손님,완전히 똑같은 걸 만들지는 못합니다. 비슷한 걸 드릴 수 있을 뿐이죠."
어떤 사람도 특정한 방식으로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 시간에 행한 행동을 되풀이할 수 없다. 차별화는 언제 어느 곳에서든 일어난다. 특히 부와 여가시간의 증가로 아이디어가 담긴 차별화는 기업 경영의 최대 화두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방향과 깊이,그리고 수준이다.
창의성을 구성하고 있는 우리 내면의 세계에는 대개 상상력 영감 직관 등의 것들이 자리잡고 있다.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창의성이 들어가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기계적인 복제나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첨단 기계라도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는 못한다. 차별화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렇다면 차별화를 위한 아이디어와 실행은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은 생산자가 주도한다
아이디어를 파는 마케팅은 일반 상품과 서비스의 마케팅과 완전히 다르다. 일반 제품은 먼저 소비자들에게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물어본다. 그 후에 그 상품을 개발,생산한다. 동시에 소비자가 받아들인다는 심증을 확고히 굳힌다. 하지만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은 순서가 반대다. 제조업자가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난 뒤에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아이디어를 파는 비즈니스는 고객이 주도하는 게 아니라 생산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이뤄진다. 아이팟 나노와 아이폰으로 세계 정보기술 업계를 평정한 스티브 잡스의 "고객의 욕망을 창조해야 한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창조적 아이디어,차별적 마케팅을 잘 하는 기업들은 소비자 조사를 맹신하지 않는다. 그에 앞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나 제품 테스트를 잘 하지 않는다. 시장조사가 미래 소비자들의 창의적 취향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제한된 시간과 관심 속에서 그저 어눌하게 몇마디 할 뿐이다.
영화
▶▶ 차별화 로드맵은 실패를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정신분석학으로 유명한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창조적 생각의 원천으로 현실에 대한 좌절감을 들었다. 모든 창의성은 환상과 관련이 있는데,"행복한 사람은 절대 환상을 꿈꾸지 않으며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만이 환상을 꿈꾼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전적으로 옳은지에 대해선 학계에서 논란이 있으나,우리는 성공의 로드맵이 실패나 좌절을 인지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차별화는 그 로드맵의 중간쯤에 있을 것이다. 앞서 나가는 자든,아니면 뒤를 쫓아가는 자든 주어진 경쟁환경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의 결론은 조직의 차별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시장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게 아니라 제품의 가치를 고객들의 욕망과 일치시키는 것,이른바 '가치혁신'을 펼쳐내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