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칩샷 이글 한방으로 수렁에서 탈출했다.

최경주는 10일 경기도 용인시 레이크사이드골프장 남코스(파72.7천544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 제21회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가 된 최경주는 공동 11위에 그쳤지만 선두그룹 5명에 2타차로 따라 붙었다.

최경주는 "컨디션과 샷이 엉망인데 이 정도면 희망이 있다"면서 "점점 몸 상태도 좋아지고 있으니 내일부터는 의도한 샷을 치겠다"고 조심스럽게 2연패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1라운드 선두 강경남(24.삼화저축은행)에 5타 뒤진 채 2라운드에 나선 최경주는 전날에 이어 또 한번 아웃오브바운스(OB)를 내는 등 경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

11번홀(파5)에서 40야드를 남기고 친 세번째 샷을 홀에 붙이지 못해 6m 버디 퍼트를 하다 파에 그치는 등 몸이 무거워보인 최경주는 15번홀(파3)에서 티샷을 왼쪽으로 당겨쳐 OB 구역으로 날리고 말았다.

그나마 4m짜리 더블보기 퍼트를 집어넣어 추락은 막았지만 망신살이 뻗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최경주는 흔들림이 없었다.

1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낸 최경주는 5번홀(파5)에서 다시 1타를 줄이며 묵묵히 타수를 줄여나갔다.

마지막 9번홀(파5)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의 저력이 빛났다.

두번째 샷이 그린에 못미쳤지만 54도 웨지를 들고 이리저리 그린을 살피던 최경주는 15m짜리 칩샷을 홀에 꽂아넣었다.

단숨에 2타를 줄인 최경주는 "볼이 놓인 자리가 좋아 버디는 당연하고 잘하면 이글도 가능하겠다 싶었다"면서 "경기가 안 풀려도 잘 참고 기다린 덕을 봤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OB를 낸 데 대해 "이런 기억이 없다"고 허탈하게 웃으며 "더블보기를 하면 보기 2개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고 덧붙였다.

함께 경기를 펼친 배상문(22.캘러웨이), 강성훈(21.신한은행)도 "화가 날 법도 한데 너무나 차분하게 경기를 치러 과연 대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탄했다.

선두권은 공동선두 5명에 1타차 6위에 5명이 포진하는 등 일대 혼전이 벌어졌다.

상금랭킹 1위를 배상문에게 내준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과 신인왕 레이스 선두 강성훈, 그리고 박재범(27.우리골프), 전태현(41.캘러웨이), 박부원(44) 등이 7언더파 137타로 선두그룹에 나섰다.

한국오픈 우승자 배상문과 KEB인비테이셔널 챔피언 김대섭(27.삼화저축은행), 연우헤븐핸드에서 첫 우승을 거둔 김위중(27.삼화저축은행), 작년 다승왕 강경남 등 쟁쟁한 선수들이 1타차 공동 6위(6언더파 138타)에 올랐다.

(용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