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년간 붓던 적립식 펀드를 환매해 1000만원가량의 여윳돈이 생긴 회사원 김영환씨(가명ㆍ37).마땅한 투자처를 찾던 김씨는 고민 끝에 국민은행 후순위채권에 돈을 묻어두기로 결심했다. 은행이 망하지 않는 한 연 7.45%의 확정이자를 준다는 점에 끌려서였다.

3개월 이자 지급식을 선택하면 석 달마다 16만원에 가까운 이자를 받을 수 있고,만기 때 이자를 한꺼번에 찾으면 복리로 계산돼 이자만 423만원가량을 쥘 수 있는 상품이다. 만기가 5년6개월로 다소 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익률로 환산하면 42%가 넘는 고수익이라는게 마음에 들었다.

국민은행 후순위채는 지난달 25일부터 사흘간 은행 창구에서만 4300억원어치가 팔렸다. 같은 조건의 농협 후순위채에도 이틀 만에 2500억원이 몰렸다. 기관투자가들에 팔린 은행 후순위채가 소액으로 쪼개져 일반인들에게 팔리는 경우도 있는데,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후순위채 기관 물량(각각 3800억원과 2000억원)의 일부가 이 같은 방식으로 증권사를 통해 나오고 있다.

만기가 돌아오면 은행이 되사주기로 약정하는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도 최근 인기다. 하나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빅팟 ABCP' 금전신탁은 1개월 만기에 연 6.1%,3개월 만기에 연 6.3%의 이자를 주고 있다.

우리은행의 ABCP형 특정금전신탁은 1인당 100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고 3개월 만기에 연 6.5%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채나 캐피털채,CP를 편입한 특정금전신탁도 정기예금 이상의 이자를 주고 있다. 국민은행의 5개월 만기 카드채 특정금전신탁(가입액 3000만원 이상)과 신한은행의 6개월 만기 CP형 특정금전신탁(가입액 1000만원 이상)은 최고 연 6.8%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금융채는 장기 투자 대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오는 6일까지 잔존 만기가 1년6개월,수익률이 연 7.75%인 'AA-' 등급 신한캐피탈 채권 200억원어치를 판매한다. 한국투자증권도 'AA' 등급인 현대캐피탈(연 6.4%)과 삼성카드 채권(연 7.5%)을 각각 100억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이정걸 국민은행 PB팀장은 "투자할 때는 신용등급이 A등급 이상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윳돈이 넉넉지 않다면 모집 금액이 많을수록 높은 금리를 주는 공동구매 상품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나은행의 'e-플러스 공동구매 정기예금'은 10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는데 총 100억원 이상 예금이 들어오면 전체 가입자에게 연 6.65%의 금리를 적용한다.

주가지수와 연계된 복합 상품에 투자할 때는 정기예금에 함께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두 상품을 한꺼번에 선택하면 정기예금으로만 연 7%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은행이 오는 10일까지 1000억원 한도로 판매하는 '하이믹스 복합예금 13호'는 주가연계예금(ELD) 가입 금액 내에서 정기예금에 예치하면 연 8.0%의 금리를 주고 있다.

이 밖에 저축은행 정기예금도 원리금 5000만원까지는 예금 보호를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106개 저축은행 중 47개 저축은행이 1년 만기 예금에 연 7% 이상의 금리를 주고 있다.

정인설/박해영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