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심화되는 신용경색에 맞서 단기차입금을 늘리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증권금융으로부터의 대출한도를 기존 2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늘리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국민은행과 500억원의 운전자금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또 우리은행과 이미 맺었던 1000억원 규모의 단기금융 한도대출 기한을 연장해 총 단기차입금 규모를 기존 8200억원에서 1조4200억원으로 늘렸다. 같은 날 골든브릿지증권도 증권금융으로부터 380억원을 차입할 수 있도록 해 단기차입금 규모를 130억원에서 393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 1일에는 그동안 단기차입금을 이용하지 않았던 신영증권이 하나 외환은행 등과 기업일반자금 대출 계약을 맺어 단기차입 한도를 2000억원으로 설정했으며 지난달 9일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기업어음(CP)이나 은행대출을 통해 단기차입금 규모를 큰 폭으로 늘렸다.

증권사 뿐 아니라 일반 상장사들도 단기차입금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1일 단기차입금을 600억원 확대했으며,동원산업 벽산건설 한일철강 등 28개 상장사(코스닥 포함)가 지난달에 단기차입금 규모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주는 상장사들도 있다. 영풍제지는 지난 2일 계열사인 아이셋에 사업 확장과 해외 진출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15억원을 연 10% 이자로 대여했고,신라교역도 계열사인 신라수산에 운전자금 50억원을 연 5.5%의 저리로 빌려줬다.

코스닥시장의 PW제네틱스와 유비프리시젼도 지난달 하순 각각 계열사인 PW수산과 피닉스홀딩스에 50억원(금리 연 9%)과 140억원(8%)을 대여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 준 상장사들은 계열사의 재무 구조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며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여한 것은 계열사 부당 지원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