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이어진 조정장에 투자자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원ㆍ달러 환율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증권사마다 이럴 때는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바닥권을 확인했으니 저점 매수에 들어갈 때라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야 고수'들은 요즘 장세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개인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의 불안한 장세를 반영하듯 이들 중 3명의 고수가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선우선생'으로 불리는 남상용 동양종금증권 투자상담사는 "시장이 안정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진단했다. 주식시장이 경기에 선행할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주식시장만 좋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남 상담사는 "코스피지수 1400선 초반에선 주식을 사도 좋지만 이때도 6개월 뒤에 매도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리적 불안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격적인 매수는 힘들겠지만 우량주 가운데 낙폭이 지나친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금융주나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악재가 선반영된 보험주를 추천했다.

'지킬박사' 이상암씨도 보수적으로 매매해야 한다는 관점에선 비슷하지만 단기적 대응을 강조한다. 정확한 매매 타이밍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변동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차라리 단기 투자상품 형태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은 투자 방법이라는 얘기다.
[재야고수 5인의 장세 진단] "숙련된 선수만 먹는 場…6개월후 팔 생각으로 매수를"
극단적인 의견도 있었다. 한봉호 소망투자연구소장은 "부동산이나 기업경기도 계속 안 좋을 것"이라며 "현 장세는 개인이 들어갈 장이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지금은 숙련된 '선수'들만이 힘겹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이어서 개인들은 예금 등 안전자산에 묻어두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한 소장은 "현재 시장은 연기금이 지수를 떠받치고 있는 왜곡된 상황인 만큼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야 고수들 사이에서 '시장 상황'을 다소 낙관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증권전문방송 '상TV'의 최승욱 대표는 "유가가 더 이상 악재로 작용하기는 힘들고 미 금융시장도 지금보다는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과거의 흐름을 봤을 때 'V자형' 반등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의 적절한 매수 타이밍은 오히려 지금"이라고 덧붙였다.

연기금의 매수세가 1400선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고 하반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이는 종목도 많아 장을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LG데이콤과 같은 통신주와 기아차와 같이 환율효과가 돋보이는 수출주,정책 관련주 중에서 꾸준한 성장성을 보이는 LG화학과 삼성SDI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정해영 '고래닷컴' 대표도 "지금 우리 시장이 겪고 있는 조정은 당연한 것"이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그는 "오는 11월 중순 이후엔 장을 이끌 만한 주요 업종이나 테마가 형성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 좋은 기회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대표는 녹색성장주 가운데 이건창호 소디프신소재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재희 기자/채상원 인턴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