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모델이 직접 인터뷰­…1박2일 면접촬영

기업들 이색면접…"끼넘치는 인재들 모여라?"

미국발 금융 공황과 불경기,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이 겹치면서 취업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 졸업반은 가급적 올해 취업하세요"라는 말까지 도는 상황.이런 변화를 반영하듯 구직자 개인별로 취업 확률을 높이는 맞춤 취업서비스가 늘고 있다. 기업들로서도 줄어든 채용 규모 속에서 옥석을 제대로 고르기 위한 방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차별점이 거의 없는 '스펙'의 굴레를 벗어나 창의성 넘치는 인재를 찾기 위한 이색 면접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색 면접 눈길=기발한 면접 방식으로 '끼'와 창의성이 넘치는 인재를 뽑는 이색 면접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LG텔레콤은 오는 25일까지 자사 광고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인턴 사원을 뽑는다. 창의성 넘치는 인재들을 인턴 사원으로 우선 채용한 후 이들을 대상으로 정식 채용 우선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LG텔레콤 오주상사 홈페이지(www.ozoo.kr)에서 CF 시트콤 '오주상사 영업2팀'의 신입사원 모집 이벤트에 참여하면 다섯 명의 배우들과 면접 자리를 갖게 된다. 면접관은 카리스마 부장 장미희,간지 차장 오달수,촐랑 과장 유해진,애교 대리 이문식 등이며 얼짱 신입 이민기가 지원자들의 안내를 담당한다.

국내 최초로 온라인 상에서 질의응답 식으로 진행되는 면접에서 응시자들은 실제로 배우들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개성 강한 배우들과의 면접이라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오답을 얘기하거나 대답하지 않으면 지원자들을 다그치기도 하고 정답을 맞히면 상당히 기뻐한다.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면접이지만 새로운 광고에 대한 의견이나 오주상사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LG텔레콤 인턴사원 입사의 기회가 주어진다.

박준동 LG텔레콤 IMC팀 부장은 "온라인 면접을 통해 오주상사에 대한 고객의 목소리를 더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개발 스튜디오 중 하나인 오픈마루는 독특한 채용 공고로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모집 인원이나 이력서 제출 방법 등을 나열하지 않고 '오픈마루에서 줄 수 있는 것' '오픈마루가 이루고 싶은 것' '오픈마루가 원하는 사람' '오픈마루에서 사람들이 가져야 할 마인드'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 뒤 마지막에는 오픈마루 스튜디오장의 편지 형식으로 끝맺음했다.

금융권에선 우리은행이 독특한 입사 면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박2일간 압박 면접을 치른 뒤 '펀 페스티벌'과 '우리 한마당'을 통해 지원자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선사하는 면접을 실시하고 있는 것.잔잔한 음악과 함께 이틀간 지원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은 '면접기'를 제공,합격 여부에 관계 없이 취업 전쟁의 높은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제공하고 있다.

◆구직자 능력 개발 서비스도 늘어=기업의 채용 방식이 정교해지면서 구직자들의 능력개발 프로그램도 다양화되고 있다. 헤드헌팅 회사 커리어케어는 이달부터 경력 5년 미만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경력관리 컨설팅인 '1 대1 잡케어(Job Care) 서비스'를 론칭했다.

1 대1 잡케어 서비스는 10년 후에도 경쟁력 있는 직업과 직장을 찾고 싶은 경력 5년 미만의 직장인을 위한 컨설팅 서비스로 기존의 일회성 커리어 코칭이나 면접 클리닉 등과 달리 최장 6개월에 걸쳐 컨설팅을 진행하고 구직자 스스로의 경력 관리 능력을 키워 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 졸업 예정자나 미취업자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명신 커리어케어 이사는 "커리어 목표가 분명하지 않아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성에 맞는 커리어 목표를 재설정해 주고 커리어 관리 자생력을 키워 주고자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