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투입, 급등세를 타고 있는 원달러 환율 시장을 진정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달러 부족 현상으로 환율이 급속도로 오르는 것을 막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외환 현물시장에 외환보유액을 통해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스와프시장에 1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덩초 계획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오늘 8월 경상수지가 발표됐는데, 9월부터는 떨어진 유가가 반영돼 경상수지 적자가 10억 달러 이내로 축소될 것"이라며 "10월부터는 흑자로 돌아서 올해 전체로는 당초 예상했던 100억 달러 내외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외환시장은 불안해할 필요가 없고 보유액도 충분히 갖고 있는 만큼 유동성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7000억 달러 구제금융안도 하루 이틀 협상 거쳐서 늦으면 주말까지 갈 것 같다"고 예상한 뒤 "아직까지 필요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선진국 중앙은행 간 스와프에 대한 합의도 있고, 미국 일본 중국 등과 꾸준히 연락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외환위기 때와 달리 현재 우리 기업의 부채비율은 100% 수준에 있고 부동산 시장도 담보비율이 50%에 채 못미치는 만큼 시장 기본 체력에 있어서 미국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중소기업들이 흑자도산이 되지 않도록 확실히 정부에서 대처할 것"이라며 "현재 대책 내용들을 검토 중에 있으며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도 비관적 상황을 예정한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만 사실상 비관적인 플랜을 아직 공개적으로 얘기할 필요는 없고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현재 상태에서 비관적으로 보고 민감하게 움직이지 않기를 간절히 부탁한다"며 "외화 유동성 부족에 대해 확실히 정부에서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강 장관은 "9월부터는 경상수지 사정도 좋아지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얼마나 빨리 될지는 모르지만 국제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면 자본 거래도, 현재 거의 오버나이트(하루짜리 달러대출) 외에는 차입이 안되는 상황도 곧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구조적으로 경상수지가 좋아지면 문제들이 하나씩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가 체질을 강화해서 경상수지가 좋아지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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