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만 500억원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지난 12일 이후 IB들은 보유주식을 대거 내다 팔며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영국법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모건스탠리앤컴퍼니인터내셔널LC는 이달 한진해운 주식 88만여주를 주당 2만5000원 선에 정리했다. 220억원어치로 모두 장내 매도했다.

이 회사는 또 이번 달에 오스템임플란트 18만여주와 팅크웨어 50여만주,다음커뮤니케이션 3만여주도 팔아치웠다. 특히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리먼 사태가 발생한 지난 16일 3만6144주를 하루 만에 매각했다.

또 메릴린치는 엠트론스토리지테크놀로지 51만여주를 정리했고,UBS는 현대백화점 8만여주,크레디트스위스는 동아회원권그룹의 전환사채(CB) 조기 행사를 통해 7만여주의 주식을 돈으로 바꿔갔다.

금융위기 국면에서 타격이 덜한 골드만삭스와 호주계 맥쿼리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 회수에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CJ홈쇼핑 11만여주를 장내 매도했고,맥쿼리는 리먼 사태가 터진 후인 지난 19일 보유 중인 이상네트웍스의 35만여주 전부를 하루 만에 정리했다. 이들 6개 IB가 이달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회수해간 자금은 매각 단가를 고려하면 510억원 남짓으로 계산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B들이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매각으로 지분율이 5% 이하로 떨어진 종목의 경우 향후 지분 변동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잠재 매물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종목은 CJ홈쇼핑 오스템임플란트 팅크웨어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