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나이젤 홀.짐 다인.매기 테일러 등 잇단 작품전
국내작가 거래 부진에 환금성 높은 외국 작가 초청


미국.유럽.중국의 현대미술 '스타작가'들이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영국 조각가 나이젤 홀(박여숙화랑)과 아니시 카푸어(국제갤러리)를 비롯 미국 사진작가 매기 테일러와 제리 율리만 부부(인터알리아).미국 조각가 조너선 브롭스키(표화랑).미국 화가 라이언 맥기니스(카이스갤러리),스페인 화가 질벤트(갤러리 인),중국 화가 주톄하이(PKM갤러리) 등 해외 인기작가들이 가을시즌 한국미술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일부작가는 전시기간 중 한국에 직접 와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는 미술시장이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요 화랑들이 국제시장에서 환금성이 보장되는 해외 인기작가 쪽으로 마케팅 방향을 틀고 있는 데다 국내 컬렉터들 역시 국내 인기작가보다 작품가격이 싸거나 비슷한 외국 작가 작품에 눈을 돌리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1987년 서울 올림픽 조각공원 안에 '통일성'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설치해 화제를 모았던 나이젤 홀은 박여숙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기하학적 조형미가 돋보이는 나뭇조각 '중국의 휘파람'과 드로잉 작품 등 20여점이 점당 600만~2억원대에 나와 있다. 홀은 지난 26일 개막전에 직접 참가,컬렉터들을 대상으로 신작 설명회를 열었다.

디지털 합성 사진작가 매기 테일러는 지난 24일 서울 인터알리아 갤러리에서 신작 발표회를 열었다. 아날로그 합성사진의 대가인 남편 제리 율리만과 함께 한국을 찾은 매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시리즈 등 신작 80여점을 점당 300만~1100만원에 출품했다.

2005년 스위스 메이저 화랑 아트&퍼블릭갤러리 개인전에서 출품작이 매진돼 주목을 받았던 중국 작가 주톄하이도 PKM갤러리에서 한국 데뷔전을 갖고 있다. 근작 '플라시보'시리즈를 비롯 대나무.연꽃을 현대 동양화처럼 그린 '토닉' 시리즈 등 12점을 점당 5000만~1억1700만원에 내놨다.

세계적인 팝아트작가 짐 다인개인전도 한국에서 열린다. 오는 11월1일부터 한 달간 더 컬럼스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 그는 신작 '까운'시리즈 6점과 2~3m 규모의 '하트'조각 작품 등 12점을 선보인다. 가격은 점당 8000만~4억원 선.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앞의 22m짜리 조각 '망치질하는 사람'으로 잘 알려진 조너선 브롭스키도 다음 달 31일부터 한 달간 표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다음 달 30일 강서구청 사거리 귀뚜라미 홈시스본사 건물 앞에 높이 30m 대작 '하늘로 걸어가는 사람들' 설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그는 회화.조각 12점을 출품하고 작품설명도 곁들일 예정이다. 카이스갤러리는 오는 11월 뉴욕 페이스갤러리 전속작가 라이언 맥기니스의 한국개인전에 작가를 초청,작품 설명에 나서기로 했다.

이인홍 아트컴퍼니 대표는 "국내 작품의 거래가 잘 되지 않는 만큼 주요 화랑들이 국제 미술시장에서 작품성을 검증받은 해외 작가들을 불러들여 '큰손' 컬렉터를 대상으로 작품을 파는 '해외미술품 VIP마케팅'을 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