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원달러 환율은 국내외 시장 호ㆍ악재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큰 폭으로 움직이면서 2004년 8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오전엔 정부가 다음달 초까지 100억달러 투입해 외화 유동성을 확대하겠다는 호재가 있었던 반면 오후엔 미국 구제금융 의회통과와 관련해 백악관 3자회담이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날 서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30원이 오른 1160.50원으로 닷새째 상승하며 마감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4년 8월13일 1162.3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 구제금융안 의회통과 잠정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장과 동시에 전날보다 6.7원이 하락한 1158.2원으로 장을 시작했지만 이후 역내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폭이 점점 줄었다.

장중 한 때 1160원선까지 올랐던 환율은 정부가 다음달 초까지 외화자금시장에 100억달러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발표 뒤 다시 하락세를 탔다.

그러나 미국 구제금융 의회통과를 위한 백악관 3자 회동이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로 반전한 뒤 상승폭을 늘려 장중 최고 1165.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장 막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시장이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인 것은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호악재가 쏟아진데다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1600억원의 순매도로 역송금 수요 증가했고 월말 결제 수요, 역외 매수세가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정부 외화 유동성 확대에도 불구, 미국발 금융 악재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일단 사고 보자는 식의 매수세가 나타났다"면서 "주말 미국 의회 움직임에 따라 다음 주 환율시장이 방향성을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선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25.30p가 하락한 1476.33을,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69p가 내린 448.34로 마감됐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