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둘러싼 힘겨루기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일단 판정승을 거둔 모양새다.

그동안 종부세 개편안을 놓고 강 장관은 원안관철을 독려한 데 반해 홍 원내대표는 반대론의 선봉에 선 상황에서 여당이 정부안을 수용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최대쟁점인 '과세기준 6억원→9억원 상향 조정'을 주도한 주인공이 강 장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청와대가 정면돌파에 나서면서 강 장관 쪽으로 기운 것이다.

물론 정부의 종부세 입법예고안이 당초보다 강도가 더해져 결정적으로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 강 장관이라는 여당 내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초 강 장관은 이날 '개편안 수정'을 주장하는 여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한나라당 정책의총에 참석, 정부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었지만 당내 반발 기류를 전해듣고 뒤늦게 일정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정부안 수용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최종 승부가 가려진 건 아니다. 국회 논의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홍 원내대표는 25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정부 원안' 처리에 대해 "이견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안이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끝까지 단서를 달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