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실시간 IPTV 시행 앞두고 2만원대 결합상품 잇따라 출시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다음 달부터 인터넷TV(IPTV)를 앞세워 방송 시장에 진입할 통신업체에 맞서 요금을 인하하며 선제공격을 시작했다. 중소 SO들을 중심으로 디지털방송,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 등을 함께 묶은 3종 결합상품 요금을 기존 3만원대에서 2만원 초반까지 내리며 방송 시장 수성에 나섰다.

경기도 성남지역 SO인 아름방송은 최근 디지털방송(164개 채널)과 아날로그 방송,100메가비트(Mbps)급 초고속인터넷 등 세 가지 서비스를 함께 쓸 수 있는 'ABN 결합상품'을 월 1만9800원에 내놓았다. 한 집에서 TV 2대를 이용하는 가구를 위해 만든 상품으로 3년 약정 조건이 붙어 있는 요금이다.

아름방송은 다음 달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으로 이를 포함한 4종 결합상품을 2000원만 추가한 월 2만1800원에 공급할 방침이다. 3년 약정 조건에 비슷한 통신업체 결합상품에 가입하려면 월 3만5000원 정도 내야 하는 것과 비교할 때 절반가량 싼 요금이다.

아름방송 관계자는 "IPTV 상용화를 앞두고 케이블방송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파격적인 요금을 책정했다"며 "가입자들의 가계 통신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케이블TV의 지역 기반을 지키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대구 지역에서 케이블방송을 서비스하는 큐릭스도 최근 보급형 디지털방송(60여개 채널)과 20메가비트급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를 묶은 결합상품을 2만2800원에 내놓았다.

티브로드,CJ헬로비전,씨앤앰,HCN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은 아직 가격 인하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채널 수를 줄인 보급형 디지털방송 상품을 새로 만들어 IPTV에 맞서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MSO의 한 관계자는 "IPTV의 상품 구성이나 가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이를 지켜본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내에 IPTV 상용화를 준비 중인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도 실시간 IPTV와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를 묶어 약정 없이 월 3만3000원에 공급하는 상품 약관을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