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들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자민당 총재가 24일 일본의회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의 후임 총리로 지명되자 일단 축하의 뜻을 표하면서 향후 한일관계 및 북핵 협상 등 현안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아소 신임 총리가 외상을 지내는 등 외교 현안에 정통한 인물인 만큼 독도 영유권 분쟁 등으로 불편한 관계를 겪었던 한일관계에 긍정적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총리 지명 직후 축전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축전에서 아소 신임 총리의 당선과 신 내각의 출범을 축하한 뒤 "한일관계가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은 양국은 물론 동북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긴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아소 신임 총리와 함께 한.일 양국간 진정한 선린 우호관계 발전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보수 우익 성향이 강했던 아소 총리가 일본내 우익 세력을 의식해 오히려 우익행보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소 신임 총재는 이미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찬양하는가 하면 일왕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주창하는 등 한일관계를 해치는 각종 발언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정부 소식통은 "외교 현안에 정통한 인물이 새 총리에 오를 경우 한일관계는 물론 6자회담과 동북아 역학 변화 등에 민감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일본 우익세력의 확산 등 일본 국내 여건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유명환 외교장관은 19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 "일본의 새 총리 선출 이후 새로 구성될 내각이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정부의 의중을 분명히했다.

외교부는 특히 현안인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조만간 일본측이 의견을 구해오면 실무적 협의에 응하는 등 정상적으로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외교가는 아소 체제가 출범하더라도 조만간 있을 일본 총선 결과에 따라 다시 일본 정국이 요동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의 일본내 분위기를 감안할 때 자민당 정권이 물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자민당 정권 하에서 한일관계가 독도 영유권과 과거사 문제, 대북 정책 면에서 좋지 않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