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금융위원장은 "금융규제 완화와 투자은행(IB) 활성화 등을 당초 계획대로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새로운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금융감독 시스템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으로 IB 비즈니스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금융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산업 내 경쟁과 자율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 같은 규제 완화 등을 위해 지주회사 활성화,금산분리 완화 등의 금융분야 주요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10월 중 정기국회에 21개 금융개혁 법안을 예정대로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이와 함께 경영권 보호장치로 포이즌필(Poison Pill)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권 보호 장치 도입을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포이즌필 정도는 도입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다만 황금주(Golden Share)의 경우 과도하게 경영주를 보호할 가능성이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노린 세력이 이사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일정 지분 이상의 주식을 매입할 경우 싼 값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적대적 M&A를 막는 제도다. 또 황금주는 지분율에 관계없이 합병 등 특정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다.

전 위원장은 산업은행이 최근 파산보호신청을 한 미국계 IB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려다 포기한 것과 관련,"리먼 인수 자체를 시도한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면서 "다만 추진 중인 산은 민영화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이것이 금융산업 개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정재형/김현석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