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이 세계 3위 제약사인 프랑스의 사노피-아벤티스가 개발 중인 모든 항체의약품을 2010년부터 위탁생산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은 24일 "사노피-아벤티스가 현재 개발 중인 5개 항체의약품과 향후 5년간 개발할 모든 항체의약품에 대해 공정개발 및 임상시험용 물질 공급은 물론 상업생산 시점부터 5년 동안 생산도 담당하기로 계약을 맺었다"며 "생산 기간은 협의를 거쳐 연장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연산 10만8000ℓ 규모인 제2공장이 완공되는 2010년부터 사노피-아벤티스의 항암제 및 류머티즘 치료제 등에 대한 임상시험용 물질 생산에 나설 계획"이라며 "본격적인 상업생산 시점은 2012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셀트리온은 제1공장(연산 5만ℓ)을 통해 미국 BMS의 관절염치료제 '오렌시아'의 핵심원료인 '아바타셉트'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노피-아벤티스의 매출 규모(2007년 약 48조원)가 BMS(약 22조원)보다 2배 이상 큰 데다 생산계약을 맺은 항체의약품 수도 훨씬 많은 점을 들어 이번 계약 규모가 2006년 BMS와 맺은 계약(10년간 2조원 규모)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가 셀트리온과 손을 잡은 이유는 지금까지 화학합성 의약품에 집중해온 탓에 아직 이렇다 할 자체 항체의약품 생산시설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항체의약품은 발병 원인물질을 찾아 '표적 치료'하는 특성 덕분에 기존 화학합성 의약품보다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세포 배양을 비롯한 생산기술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탓에 미국 FDA(식품의약국) 기준을 충족하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춘 곳은 셀트리온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11곳에 불과하다.

서 회장은 "사노피-아벤티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설비 투자 부담을 덜게 됐을 뿐 아니라 제품 출시 기간도 단축할 수 있게 됐다"며 "셀트리온도 충분한 물량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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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의약품=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미생물 세포나 배양조직 세포에서 생산한 성분으로 만든 단백질의약품의 일종.열쇠와 자물쇠처럼 모양이 딱 맞아야 반응하는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암세포 등 항원을 찾아 공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