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양재동 본사서 신차 발표…정의선 사장에 힘 실어줘
SUV스타일+세단 승차감…크로스오버카 시대 개막
닛산 큐브·도요타 bB와…글로벌시장서 경쟁 예고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이 22일 오후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쏘울' 신차발표회에 참석했다. 정 회장이 기아차 신차 발표회에 나온 것은 2005년 7월 그랜드카니발 이후 3년여 만이다. 각계 인사를 대거 초청해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에서 신차 발표회를 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쏘울에 대한 정 회장의 기대가 그만큼 크고 기아차의 변신과 약진을 주도해온 정의선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미가 담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은 이날 '기아차의 최고 브랜드 도약'을 선언했다.

◆달라진 기아차 디자인의 완성

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쏘울은 기아차의 새로운 도약의 본격 신호탄으로 전 임직원이 명품을 빚듯 정성과 혼을 담아 만들었기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차 발표회에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등 각계 외빈과 기아차 김익환 부회장,조남홍·정의선 사장 등 450여명이 참석했다.

쏘울은 확고한 품질을 바탕으로 기아차 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경영을 추구해온 정 사장과 그가 직접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부사장의 합작품이다. 중형차 로체이노베이션과 준중형차 포르테에 이어 확 달라진 기아차 디자인의 완결판으로 통한다. 기아차는 SUV 스타일에 미니밴의 다목적성과 세단의 승차감을 접목시킨 쏘울 출시를 통해 크로스오버카(CUV) 시대를 열었다.

정 사장은 2004년 프로젝트명 AM으로 쏘울이 개발되기 시작한 후 4년여의 작업 끝에 양산 모델로 탄생하는 전 과정을 진두지휘해와 누구보다 애착이 대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팀 회의에 참석해 디자인과 상품성,품질을 꼼꼼히 점검한 것은 물론 쏘울 외부 디자인 등이 공개된 이후엔 만나는 사람들마다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어떨 것 같으냐'고 물으며 시장 반응까지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쏘울은 2006년 1월 컨셉트카 'SOUL'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첫 출품돼 독창성과 기능성 등에서 호평받았다. 이후 제네바모터쇼,부산모터쇼 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상용화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 공략

기아차는 10월 초 열리는 파리모터쇼에 쏘울 양산 모델을 공개한 뒤 내년 2월 유럽,4월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시장에서 도요타 'bB'와 닛산 '큐브',BMW '미니' 등 젊은 취향의 자동차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쏘울의 디자인은 젊은 감각을 지닌 전세계 고객들을 위해 개발됐다"며 "쏘울은 기아차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 연말까지 내수 1만대,수출 8000대 등 총 1만8000대를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내수 3만6000대,수출 10만대 등 매년 13만6000대를 팔 계획이다. 김형규 판매전략실 이사는 "개성을 중시하는 20∼30대를 주된 구매층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쏘울은 1600cc 및 2000cc 가솔린 엔진과 1600cc VGT 디젤 엔진이 장착된 세 가지 모델로 출시됐고 4단 자동 또는 5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된다. 가격(자동변속기 기준)은 △1.6 가솔린 모델 1400만~1820만원 △2.0 가솔린 모델 1670만~1875만원 △1.6 디젤 모델 1640만~2080만원 등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