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로 예정됐던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 대회가 너무 성급하게 2라운드로 축소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경기위원회는 20일 경기도 이천 BA비스타 골프장에서 열린 2라운드 경기가 폭우와 낙뢰로 인해 지연되자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2라운드를 전면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취소되면 그날 성적은 전부 무효가 된다.

그러나 당시 마지막조가 전반 9개홀을 마친 상태여서 전면 취소를 결정한 점은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지애는 2라운드 9번홀까지 4타를 줄이며 합계 8언더파로 김하늘,이정은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2라운드가 취소되지 않고 21일 오전 잔여홀 경기가 속개됐다면 대회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수도 있다. 특히 이날 3라운드 마지막조가 모두 경기를 끝냈을 때 시간은 오후 3시20분이어서 출발 방식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더라면 2라운드 잔여홀 경기는 충분히 치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회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KLPGA 경기위원회가 스스로 라운드 축소를 결정함으로써 오히려 대회의 질을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위원회는 "어제(20일)는 악천후로 인해 오후 4시께까지 3개조만이 경기를 끝낸 상황이었다"며 "잔여 경기를 치르게 되면 21일 하루 동안 경기를 다 끝낼 수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미 LPGA투어에서도 대회 마지막날 바람이 심하게 분다는 이유로 성급하게 3라운드를 취소했다가 날씨가 쾌청해지는 바람에 원성을 사기도 했다.

경기위원회는 선수들이 경기외적인 이유로 플레이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라운드 취소 결정이 경기위원회의 고유권한이지만 일방적으로 통보하기에 앞서 선수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결정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