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000억弗 구제금융] 금융 허리케인 공습 … 월街 '가장 긴 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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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허리케인 공습 … 월街 '가장 긴 1주일'
지난 한 주는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긴박했던 시기였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를 공포로 몰아 넣었다. 급기야 미 정부가 사상 최대인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월가와 세계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가슴을 쓸어내리며 보내야 했던 생애에서 가장 긴 일주일이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주가 폭락(14,15일)
지난 3월 베어스턴스 매각 이후 '다음 차례'로 지목되던 미 4위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급기야 사고를 치고 말았다. 산업은행과의 매각협상이 물 건너간 뒤 리먼은 코너로 몰렸다.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과 최후의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소득은 없었다. 결국 지난 14일 리먼이 파산을 신청하면서 '세계 금융공황'은 현실화됐다. 이어 미 최대 증권사이자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500억달러라는 헐값에 BOA에 팔렸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의 파산설까지 불거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인 15일 세계 증시는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동반 폭락하면서 금융공황이라는 말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땜질식 처방과 신뢰의 위기(16,17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처음 수면위로 부상한 지난해 여름 이후 미 재무부와 FRB는 '땜질식 처방'을 계속했다. 주가가 폭락한 다음날인 16일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5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며 시장을 달래고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장 마감 후인 16일 밤 FRB는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 금융당국은 이미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었다. AIG에 대한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다음날인 17일 뉴욕 증시는 개장과 함께 폭락했다. 증시만이 아니었다. 은행 예금처럼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던 머니마켓펀드(MMF)가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환매사태(펀드런)가 발생했다. 헤지펀드는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공격에 나섰다.
미 최대 저축대부조합(S&L)인 워싱턴뮤추얼을 비롯한 블랙리스트도 나돌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져 들었다.
◆사상 최대 공적자금 투입(18~20일)
땜질식 처방이 한계에 이르면서 미 금융당국은 최후의 수단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18일엔 세계 중앙은행과 공조해 1800억달러의 달러를 공급키로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고 폴슨 장관과 버냉키 의장은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방안을 논의했다.
금요일인 19일에 최후의 카드가 나왔다.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재무부는 MMF의 원금을 1년 동안 보장한다고 발표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799개 금융회사의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이틀 연속 성명서를 발표하며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20일.마침내 부시 행정부는 700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으로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을 직접 인수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구제금융 법률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했다. 세계 경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지난 일주일은 이렇게 흘러갔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주가 폭락(14,15일)
지난 3월 베어스턴스 매각 이후 '다음 차례'로 지목되던 미 4위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급기야 사고를 치고 말았다. 산업은행과의 매각협상이 물 건너간 뒤 리먼은 코너로 몰렸다.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과 최후의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소득은 없었다. 결국 지난 14일 리먼이 파산을 신청하면서 '세계 금융공황'은 현실화됐다. 이어 미 최대 증권사이자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500억달러라는 헐값에 BOA에 팔렸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의 파산설까지 불거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인 15일 세계 증시는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동반 폭락하면서 금융공황이라는 말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땜질식 처방과 신뢰의 위기(16,17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처음 수면위로 부상한 지난해 여름 이후 미 재무부와 FRB는 '땜질식 처방'을 계속했다. 주가가 폭락한 다음날인 16일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5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며 시장을 달래고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장 마감 후인 16일 밤 FRB는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 금융당국은 이미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었다. AIG에 대한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다음날인 17일 뉴욕 증시는 개장과 함께 폭락했다. 증시만이 아니었다. 은행 예금처럼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던 머니마켓펀드(MMF)가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환매사태(펀드런)가 발생했다. 헤지펀드는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공격에 나섰다.
미 최대 저축대부조합(S&L)인 워싱턴뮤추얼을 비롯한 블랙리스트도 나돌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공황상태에 빠져 들었다.
◆사상 최대 공적자금 투입(18~20일)
땜질식 처방이 한계에 이르면서 미 금융당국은 최후의 수단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18일엔 세계 중앙은행과 공조해 1800억달러의 달러를 공급키로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고 폴슨 장관과 버냉키 의장은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방안을 논의했다.
금요일인 19일에 최후의 카드가 나왔다.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재무부는 MMF의 원금을 1년 동안 보장한다고 발표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799개 금융회사의 공매도를 금지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이틀 연속 성명서를 발표하며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20일.마침내 부시 행정부는 700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으로 금융회사의 부실자산을 직접 인수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구제금융 법률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했다. 세계 경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지난 일주일은 이렇게 흘러갔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