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기준 4년만에 최고치

미국발 금융 악재에 서울 외환시장이 패닉(심리적 공황)에 빠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50원 이상 급등, IMF 구제금융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16일 원달러 환율시장은 지난 12일보다 50.9원 오른 1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4년 8월 6일의 1162.6원 이후 최고치다. 전 거래일 대비 상승폭으로는 외환위기인 1998년 이후 10년1개월만에 최대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시장은 개장 초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미국의 투자은행 4위인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신청을 하고 3위인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되는 등 뉴욕발 악재들이 잇따르면서 원달러 환율의 강력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

12일 종가보다 18.92원 오른 1128.00원으로 장을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거침없이 상승세를 타면 단숨에 1140원대를 오른뒤 오전동안 매수 매도세 공방을 벌였다.

오후들어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청과 관련, 국내 은행들이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처리하기 위한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폭을 확대, 최고 1166.20원까지 치솟았다.

장 막판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추정되는 매도 물량이 쏟아졌지만 이날 외국인 국내 증시에서 6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역외송금에 따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신청, 메릴린치 매각 등 미국발 금융 악재로 서울 외환시장이 패닉에 빠졌다"면서 "외환당국이 오전에 구두개입을 했고 장중 개입 추정 매도 물량도 출회됐지만 환율 급등세를 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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