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경찰청장이 종교편향 문제로 불교계의 사퇴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종교편향적'이란 의심을 품고있던 불교계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의 과잉검문 논란에 이어 어 청장의 사진이 기도회 포스터에 게재되면서 그를 퇴출 1순위 인물로 지목하고 나섰다. 어 청장은 부랴부랴 10일 대구 동화사로 내려가 지관 스님 등 불교계 지도자 면담을 시도했으나 불발로 그쳤다. 그러나 지관 스님이 11일 "어 청장이 미워서 그만두라는 게 아니다. 일부 고위공직자 행태가 문제"라고 밝혀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그는 해인사 주지로 있을 때 합천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어 청장을 처음 만났다며 "(동국대) 후배이자 구면인 어 청장과는 이런 악연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국론이 갈리는 이런 사태가 오래 가면 좋을 게 없다. 추석 연휴엔 타협점을 찾았다는 좋은 뉴스를 듣고 싶다.

남궁 덕 오피니언 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