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합성수지 첨가제를 생산하는 송원산업은 현재 시가총액 9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소형주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플라스틱 제품의 품질을 유지시키는 '산화방지제'시장에서 세계 2위로 도약한 글로벌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설립 43년째를 맞은 송원산업은 매출의 42%가 산화방지제에서 나온다. 산화방지제는 플라스틱의 산화작용을 막아주는 필수 기능 첨가제다. PE(폴리에틸렌)나 PP(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수지 중량의 0.1~0.3% 정도를 차지하는데 그치지만 전체 플라스틱의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에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매우 중요한 상품이다.

송원산업은 국내 시장점유율이 60%대에 달하지만 2005년 기준으로 세계시장에서는 4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2006~2007년 1160억원을 들여 울산 매암동에 제2공장을 건설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2006년 기준 자기자본이 1195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기업의 사활을 건 투자였던 셈이다. 중동과 중국이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어 산화방지제 시장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실제로 이 업체는 2007년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신규 설비로 생산능력을 3만5000t에서 5만5000t까지 확대했다.

업종 환경도 송원산업의 장기 성장에 우호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산화방지제 시장은 17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하며 매년 5~6%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과거 2위 업체였던 미국 켐투라는 생산설비를 대폭 줄이면서 사실상 경쟁무대에서 퇴장했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요 수요처들이 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독식하고 있는 1위 업체인 스위스 씨바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 송원산업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며 "올해부터 미주·유럽지역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의 납품을 중단하고 독자 브랜드와 판매망으로 나서면서 향후 성장성이 더욱 밝아졌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송원산업이 신규 공장의 가동률 저하와 막대한 감가상각비,OEM 중단에 따른 일시적인 판매량 감소로 지난해 39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영업이익이 207억원,2010년에는 49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중순 5000원대에 근접했던 주가는 이달 초 무려 48%나 급락하며 바닥을 찍은 후 최근 상승 반전하고 있다. 11일에도 0.28% 오른 35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