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43%가 유가와 원자재값 인상으로 지난해보다 자금사정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1일 전국 5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기업 자금사정과 정책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3%가 '작년 이맘 때보다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작년 이맘 때보다 낫다'고 응답한 기업은 7.5%에 불과했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은 내년이나 돼야 사정이 개선될 것(내년 상반기 26.8%,하반기 26.3%)으로 예상했다. '기약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32.4%에 달했다. 자금사정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는 '유가 및 원자재가'(46.2%)가 꼽혔다. 다음으로는 '금리와 환율불안'(27.1%), '내수부진'(14.4%), '금융권 대출리스크 관리 강화'(5.0%)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기업의 대출부담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리 인상 요구를 받았다고 응답한 곳은 43.4%에 달했다. 금리인상 요구 수준은 0.25~0.5%포인트(38.3%), 0.25%포인트 미만(24.4%)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기준금리 인상 자제(27.9%) △정책자금 지원 확대(25.6%) △급격한 환변동 방지(23.8%) 등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경기 둔화와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맞물려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기업에 대한 원활한 정책자금 공급과 함께 대출금리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