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청산으로 오는 11일 선물ㆍ옵션 만기일의 대규모 청산 부담감이 옅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만기일 당일에 어느 정도의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9일 오전 10시48분 현재 프로그램은 3225억원 매도 우위다. 이 중 차익거래는 2430억원으로 나흘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4일간 청산 규모는 약 9866억원이다.

지난 6월 만기 이후 5조5000억원까지 일시적으로 줄었던 매수차익잔고는 9월초 9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는 선물ㆍ옵션 만기일의 대규모 매물 출회 우려감을 증폭시키며 최근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 도래에 따른 '9월 금융위기설'과 함께 시장 불안 요인의 하나로 지목돼 왔다.

일단 만기일 전에 어느 정도 청산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는 충격이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매수차익잔고의 선행적인 청산은 만기부담 감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현물시장의 반등세가 진행될 경우 추가적인 차익매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은 "이번 만기 부담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온 매수차익 청산 물량은 2조2000억원 수준인데, 지난 주말 이후 베이시스 축소로 청산시도가 본격화되면서 청산 가능 물량이 8000억원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강도의 완화에 불구하고 충격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 문주현 연구원은 "최근 9월/12월 스프레드 상승은 롤오버(이월)의 유리한 여건을 형성하고 있지만 최근 유입된 매수차익은 높은 수익을 확정짓기 위한 청산 가능성이 높은 물량이어서 롤오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화증권도 "만기일 출회 물량은 대략 1조원 이내로 추정되는데, 매수차익잔고의 롤오버가 지연되고 베이시스 백워데이션(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을 밑도는 현상)마저 일어날 경우 1조원 매물 부담은 피해갈 수 없다"며 "만기 당일 장세에 따라 물량이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기지업체에 대한 긴급 구제로 인해 미국발 신용위기 악재는 일단 주춤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는 이 외에도 아직 경계해야 할 요소가 널려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심 잡기가 필요한 한 주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