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에서 글로벌 신용위기의 진원지였던 양대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해 최대 2000억달러의 구제금융 투입과 국유화 방침을 밝히며 신용위기 회복의 중요한 실마리를 풀었다.

이에 아시아, 유럽, 미국 등의 증시는 일제히 급등세로 환영의 뜻을 표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모기지업체 처리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시각은 당분간 긍정적으로 임해도 좋다는 시각, 그리고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다며 신중함을 당부하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의 서동필 애널리스트는 9일 “글로벌 증시 하락 여파로 이번 급등세가 시세의 연속성을 확보하기는 어렵겠지만,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정부가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며 당분간 긍정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봐도 좋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의 반등을 기술적 반등이나 예견된 재료의 노출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시장의 반응이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신용위기의 불씨는 여전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의 빠른 공적자금 투입 결정은 불확실성 해소와 투심 안정에 긍정적이지만, 모기지업체의 국유화가 당장 신용위기의 종료는 아니다”고 보고 있다.

아직 모기지 부실의 실체적 규모와, 신규자금이 얼마나 더 필요한지, 그 자금을 누가 지원할 것인지 등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

단기적으로 이번 구제금융책을 계기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겠지만 향후 공적자금의 투입 규모와 투입주체의 불확실성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한범호 애널리스트도 “구제금융의 투입이 신용부문의 위험 요소를 점차 낮출 것으로 기대하지만 추가적인 지수의 반등폭을 제한할 수 있는 불확실성 요소가 완전히 해소되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와 고용시장의 위축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지방은행들의 파산 가능성과 대형 금융주들의 실적 우려도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