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는 2003년 글로벌 친환경경영을 선언한 뒤 유해 배기가스 배출이 적고 연비가 높은 친환경차 개발과 폐차 재활용 등을 통해 '녹색경영'에 힘쏟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내 세계 4대 그린카 강국 도약'을 선언하면서 하이브리드카,연료전지차 등 그린카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2003년부터 녹색경영 시동

현대ㆍ기아차의 녹색경영은 2003년 6월 정몽구 회장이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글로벌 환경경영'을 선포하면서 본격화됐다. 정 회장은 글로벌 환경경영을 선언하면서 "국내ㆍ외 환경기준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환경보전 활동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자"고 주문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던 당시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그룹 회장이 친환경경영을 대내외에 직접 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때부터 △기후변화 대응 △자원순환체제 구축 △대기오염물질 저감 △유해물질 저감 △환경경영체제 구축 등 5대 핵심 과제를 정하고 녹색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의 녹색경영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환경위원회와 산하 조직인 제품환경위원회,생산환경위원회,리사이클위원회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기아차도 전사적인 환경조직을 만들고 전 사업장에서 ISO14001인증을 받는 등 환경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린카 본격 양산 눈앞

정몽구 회장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미래 성장동력 산업인 저탄소 친환경차 양산을 앞당겨 그린카 선진국에 진입하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일본,독일,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하이브리드카,연료전지차,클린디젤차 등 그린카 기술이 뒤떨어지지만 내년부터는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카 양산을 시작해 글로벌 친환경차 경쟁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내년 7월부터 LPG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아반떼 LPI하이브리드'를 양산한 뒤 다음해인 2010년에는 중형급 하이브리드카 2개 모델(가솔린ㆍLPG)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중형 하이브리드카는 전세계 선두모델인 일본 도요타 프리우스에 맞먹는 연비 효율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이브리드카에 들어가는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고용량,고출력인 리튬폴리머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린카 개발의 최종 단계인 수소연료전지차 조기 실용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2012년까지 연료전지차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2010년까지 투싼,스포티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한 시범운행 연료전지 차량을 500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폐차까지 재활용

자원절약과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폐차 재활용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재활용 및 에너지회수율을 95%로 정하고 2005년부터 남양종합연구소 내에 4200대의 폐차를 처리할 수 있는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를 운영 중이다. 첨단 유비쿼터스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폐차 투입,재활용ㆍ폐기물 처리량 등 폐차와 관련된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폐차 시 발생하는 액체류와 가스류를 90% 이상 회수하고 있으며,폐차 재활용률을 85% 이상으로 높였다.

자동차 설계 단계에서는 재활용을 고려한 설계(DfRㆍdesign for recycling)를 실천하고 있다. 폐차와 관련된 산업계와 함께 차량 해체 및 분해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협력사에 관련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등 자원순환형 사회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