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유동성 위기설'이 1일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20원을 돌파하고 코스피지수가 4% 넘게 급락했으며 채권금리는 0.11%포인트 폭등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패닉 양상은 외환시장에서 시작됐다. 원.달러 환율이 개장 직후 1100원대를 넘어서면서 9월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 번졌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원 오른 1116원에 거래를 마쳐 2004년 11월3일(1116원20전) 이후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59.81포인트(4.06%)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31.07포인트(6.61%) 급락한 439.21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금리는 3년 및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11%포인트씩 올랐다.

주가.원화가치.채권값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난 것은 무엇보다 성장이 침체되고 물가가 불안한 상태에서 경상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등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된 탓이다. 더욱이 인수.합병(M&A)의 후유증으로 일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기업 자금사정이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국내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예전에 비해 나빠지긴 했으나 실제 이상으로 과장된 측면이 많다"면서도 "세계 금융시장 불안,무역적자 확대,내수 경기 악화 등 불안 요인이 한꺼번에 시장에 표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제나 시장 상황에 대해 불안해하는 심리가 지배적"이라며 "정부나 금융 당국은 서둘러 시장 불안 현상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