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명품 브랜드의 순익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신흥 시장의 식지 않는 '명품 열풍' 덕분이었다.

31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티파니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8080만달러로 전년 동기(4050만달러)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구찌 브랜드의 모회사인 프랑스 PPR의 상반기 순익도 7억7900만유로(11억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3억2300만유로)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에르메스의 상반기 순익 역시 1억3500만유로로 전년 상반기보다 5.3% 늘었다.

명품 업체들이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것은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티파니의 경우 미국에선 부진했으나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판매가 기대 이상으로 호조를 보여 좋은 성적을 냈다"고 전했다. 올 들어 티파니는 미국 전역에 신규 매장을 잇따라 열었지만 미국 내 매출은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유럽과 아시아 지역 판매는 각각 35%와 17% 늘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로 미국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인 반면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선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것이다. 지난 2분기 유로화 가치 강세에 힘입은 가처분소득 증가로 유럽인들의 소비가 활발했던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에르메스 역시 상반기 중 아시아권 매출이 22%나 늘며 순익 확대를 주도했다. 일본 내 매출은 단 2%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한국과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가 이를 상쇄하고 남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명품 업체들은 아시아 등 해외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티파니는 현재 196개인 해외 점포 수를 내년 말까지 220개 정도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 72개,아시아 95개,유럽 19개 등의 점포망을 갖고 있다. 미첼 코와스키 티파니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둔화 속에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거둬 올 실적 전망치를 대폭 올려잡았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김영주 인턴(한국외대 4년)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