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박스의 원재료를 만드는 골판지 원지 업체와 이들로부터 원지를 공급받아 박스를 만드는 지함(紙函)업체 간에 영업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31일 골판지 원지 및 포장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동일제지 대림제지 등 주요 6개 골판지 원지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 감소했다. 반면 한국수출포장공업 태림포장공업 삼보판지 대영포장 등 주요 4개 지함업체들의 매출은 평균 33%,영업이익은 284% 각각 증가했다.

골판지업체인 아세아제지의 상반기 매출은 1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45% 줄었다. 신대양제지와 동일제지도 매출은 각각 53%,3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34%,11% 감소했다.

대양제지와 대림제지는 영업이익이 각각 13억원,12억원씩 적자로 돌아섰다. 골판지 원지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고유가와 펄프값 인상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지함업체인 태림포장공업의 경우 상반기 매출은 1158억원,영업이익은 43억원을 기록,전년 대비 각각 26%,123% 증가했다. 한국수출포장공업과 삼보판지도 영업이익이 각각 34%,701% 늘었다. 대영포장은 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됐다. 이는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라 올 5월께 포장박스 가격을 약 20% 인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이 워낙 힘들었던 탓에 상반기 실적은 다소 좋게 나왔다"며 "원자재가격이 안정되고 택배 홈쇼핑 농산물 등 소포장 박스 수요가 호조를 보인다면 하반기에도 실적 호전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