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인치 인터넷용 서브노트북… 아수스.고진샤.MSI 등과 경쟁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 등 국내 대형 PC 제조업체들이 저가 미니노트북인 '넷북' 시장에 진출한다. 넷북은 인텔의 모바일 기기용 CPU(중앙처리장치) 아톰을 탑재한 7~10인치 노트북이다. 집이나 사무실 밖에서 간단한 업무를 보거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서브(보조) 노트북으로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31일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가전전시회 IFA에 10인치 넷북 'X110'을 공개했다"며 "우선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오는 10월께 이 제품을 유럽 지역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넷북 'X110'은 LG전자가 그동안 생산한 노트북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로 아톰 CPU(1.6㎓)와 1기가바이트(GB) 메모리,80GB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달았다. LG전자는 당분간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위탁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해외 판매 추이 등을 지켜본 뒤 국내 출시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삼보컴퓨터는 9월 중 국내 시장에 10인치 넷북을 선보일 계획이다. 탄탄한 영업망을 토대로 아수스,고진샤,MSI 등 외국 PC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넷북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20~30대 젊은층 모바일족을 중심으로 50만~80만원대 넷북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AS 등 사후관리를 받기가 불편한 외국산 넷북에 비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넷북 출시를 검토 중이다. LG전자와 마찬가지로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 공략에 먼저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넷북 시장이 가격 위주의 판매 경쟁이 이뤄지고 있어 수익성이 낮은 데다 기존 노트북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넷북 개발에 소극적이었다.

삼성전자의 입장 선회는 세계 넷북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PC 제조업체로선 더 이상 무시하지 못할 신규 시장이 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10인치 이하 넷북이 전 세계적으로 520만대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이보다 54% 증가한 800만대,2012년에는 열 배 이상 늘어난 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