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노사가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인 영업시간을 30분 앞당기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내년 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함께 증권사들이 지급결제 기능을 갖추게 되는 만큼 은행들이 증권사 개장시간에 맞춰 영업시간을 앞당길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노사는 최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임단협 교섭을 갖고 영업시간 조정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9월 말까지 매주 한 차례씩 만나 집중 논의키로 했다. 이는 사용자 측이 요구했던 영업시간 앞당기기에 대해 노조 측이 "사실상 근무시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태도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은행 노조는 영업시간을 앞당길 경우 노조원들의 초과 근로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강제퇴근제 등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해 5월에는 노조가 은행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개점 시간은 그대로 둔 채 폐점 시간만 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하는 안을 사측에 요구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난 속에 사측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노사 양측이 TF를 구성하기로 한 것 자체가 영업시간 앞당기기에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퇴근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실효적 조치가 뒤따를 경우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조 측도 초과 근로 근절 대책 수립을 전제로 영업시간을 30분 앞당기기 위한 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