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급락하면서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이 무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다시 주가에 악영향을 미쳐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 내비게이션 제조업체인 엑스로드 주가는 28일 10.7% 급락하며 7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마감 후 일반공모를 통해 19억원을 조달하려 했으나 청약자가 없어 증자가 불발됐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상반기 61억원 적자를 기록한 엑스로드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증자를 추진했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 주가는 10일 사이에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앞서 IS하이텍도 신사업 추진을 위해 50억원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전 경영진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무산됐다. 이 회사 주가도 최근 열흘 새 40% 넘게 급락했다.

전환사채 발행이 무산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엠트론스토리지테크놀로지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SIG코리아를 대상으로 280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투자자가 청약금을 납입하지 않아 자금조달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엠트론은 최근 재차 해외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하기도 했다.

또 코스모피엘씨와 프리샛 티티씨아이 등도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한 코스닥기업 대표는 "코스닥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증자와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마련이 어렵게 되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채시장으로 가고 있는 회사들도 꽤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면서 코스닥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데다 금리도 올라 경영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코스닥기업들의 자금난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스닥기업들은 보유자산도 많지 않아 자금 차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서 팀장은 설명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