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저평가주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작년 10월 말 8만9700원까지 치솟았던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주가는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상태다.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및 펀더멘털과는 관계없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문제로 피해를 본 셈이다. 주가가 대폭 떨어져 절대적인 저평가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최상도 부국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는 올해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3.9배,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 수준인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부국증권은 상반기 실적 호조와 저평가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강력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우선 실적 개선이 눈에 띈다. 금호석유는 2분기 매출 8259억원,영업이익 10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6.8%,영업이익은 90.1% 증가하며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 수준을 기록했다. 최 연구원은 "원자재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실적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합성고무 가격 인상과 합성수지 부문이 계절적 성수기로 접어들어 금호석유는 3분기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룹의 유동성 리스크 문제도 극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4분기 금호생명 지분 유동화 등을 통해 그룹이 자산 매각 및 현금 마련 방안을 제시한 만큼 이 방안이 가시화되면 현재의 할인율은 해소되고 주가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금호석유화학에 대해 투자 의견을 매수,목표가는 5만4000원을 제시해 놓고 있다.

최상도 연구원도 "대우건설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그룹 차원에서 4조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데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 동원이 가능한 데다 풋옵션 연기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급 상황도 최근 양호해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주가가 3만원 밑으로 하락한 지난 4일부터 외국인들은 15일(거래일 기준)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