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설비 세계 1위 업체다. 지난해 주가가 급등한 탓에 올 들어 낙폭이 크긴 하지만 이머징마켓 확대와 높은 경쟁력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부터 주가 고점까지 4배 이상 뛴 두산중공업은 올 들어 30% 가까이 하락했다. 산이 높은 만큼 골도 깊게 나타난 것이지만 두산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부담이 주가를 꾸준히 짓눌러 왔다. 그룹 내 현금이 두둑한 이 회사와 두산인프라코어가 인수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이달 중순 두산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태다. 본업에 충실하면서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용범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 참여 포기로 신사업 진출에 버금가는 기존 사업 역량 강화가 이뤄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펀더멘털(내재가치)을 따질 경우 주가 상승 요인은 많다는 분석이다. 채병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2000년부터 7년간 발전 부문 수주액은 연평균 2조원을 밑돌았으나 보일러 원천기술 확보에 따른 수주 경쟁력 강화로 지난해는 4조8000억원으로 성장했다"며 "올해부터 2010년까지는 연간 6조원 이상을 수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담수화설비 수주가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을 회복하고 대형 주단조 부문도 올 영업이익률이 28.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양희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시장에서 확고하게 구축한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향후 수년간 중동 인프라 확대 특수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발전설비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중동지역마저 발전담수설비 확충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두산중공업의 올 매출은 5조6225억원,영업이익은 48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5%,70.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감에도 불구하고 두산중공업의 목표가를 각각 12만7000원,19만2000원으로 제시하며 '매수' 추천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