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 연출 김진만 최병길)이 25일 스페셜 방송을 시작으로 베일을 들춰내기 시작한다.

국내 최대 제작비로 총 50부작으로 기획된 '에덴의 동쪽'은 1회부터 4회까지는 아역 연기자들이 출연한다. 특히 드라마 뮤직비디오 '운명을 거슬러'의 공개 이후 아역 연기자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기대가 증폭된 상태다.

드라마의 첫 배경은 1960년대 황지(지금의 태백) 탄광. 1회분과 2회 초반은 주인공 송승헌의 다섯 살 적 동철(신동우)이 등장한다. 가난했지만 전국 탄광 노조를 주도할 만큼 엘리트였던 아버지 이기철(특별출연 이종원)과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동철은 아빠를 마중 나갔다가 신태환(조민기)이 탄광 사고를 가장하여 아버지를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린 나이지만 영민했던 동철은 아빠를 부르며 눈물투성이가 되어 산등성을 향해 달려 나간다.



1회에서 눈여겨볼 캐릭터는 동철 어머니 양춘희(이미숙)와 신태환(조민기)이다.

양춘희 역을 맡은 이미숙은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거침없이 선보이며 툭하면 아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시골 아낙으로 분한다. 임신 8개월의 몸이면서도 막걸리 한 사발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기철을 따라 황지까지 흘러 들어온 정자(전미선)에게 말한다. “너 이년 잘 들어” “내 인생살이 마지막 희망은 막장 사고라도 나서 광부 냄편이 뒤지면 보상금을 받아내 튀는 것이여” “이 년 관상을 봉께 보상금 바랠 년은 아니여…맞제?”

이미숙의 대사 하나 하나는 그녀의 억센 성격과 함께 모진 세월을 견뎌내는 잡초 같은 한국 여인상을 드러낸다.

국내 굴지의 태성그룹 사위인 신태환은 탐욕과 부패한 양심의 상징이자 정재계의 어둠의 세력과 현대사의 부정적 질곡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신태환은 태백 병원의 간호사 미애를 유린하다가 생긴 불륜의 씨앗을 폭력으로 제거하고 그녀를 쓰레기처럼 내던져 버린다. "그렇게 잘 알면서 겁도 없이 살인마를 찾아 와?" "제발 사라져라! 네 생명이나마 붙어있을 때 떠나라" 등 그의 대사를 보면 이보다 더 악할 수는 없음을 느낀다. 또 자신의 입지를 가로막는 자가 있으면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신태환은 이기철이 정부의 석탄 육성 정책을 반대했다고 해서 그를 죽일 계획을 짠다. "그럼 없애버려야지." 그의 결론은 단호하다.

결국 악랄한 한 인간의 업보로 말미암아 새로 태어난 아이들은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야 하는 운명에 처해진다. 출세와 야망을 위해 악의 손에 영혼을 팔아버린 한 인간의 죄악이 두 가문의 잔혹한 운명을 어떻게 결정지을 것인에 대해서는 26일 저녁 9시 55분 첫 방송을 통해 알 수 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