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보다 14% 늘어난 반면 여타 그룹은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제 환경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단기 금융 상품으로 현금성 자산을 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67개사의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3.19%(1조9903억원) 증가한 64조3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위 10대 그룹사의 현금성 자산은 38조1834억원으로 13.85%(4조6442억원) 늘어났지만 나머지 그룹들은 26조1681억원으로 오히려 9.21%(2조6539억원) 감소했다.

취득 만기일(혹은 상환일)이 3개월 이내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보다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기한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을 통해 운용하는 비율이 증가한 점이 특징이다. 통화나 수표 등 통화대용증권이나 당좌예금 보통예금 등을 가리키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경우 31조100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17%(1조2527억원) 줄었지만 정기예금 등 단기 금융 상품은 33조2511억원으로 11.18%(3조3430억원)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진단했다.

개별 기업 증가액에선 올초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유상증자를 실시한 대한통운의 현금성 자산이 3조5000억원 늘어나 가장 컸다. 상반기 영업실적이 좋은 데다 하반기 시설투자 자금이 아직 집행되지 않은 LG디스플레이(1조8544억원) 현대차(8637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화석유화학(7341억원)과 한국가스공사(4606억원)는 증가율이 1924%와 1303%에 달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10조2245억원)의 총액이 가장 컸지만 지난해 말보다 1조515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