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농촌마을 가꾸기' 행보에 집중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이 오는 25일로 귀향 6개월째를 맞는다.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은 국가기록원의 기록유출 논란 등 정치적 이슈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오는 방문객과의 만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살기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한 행보에 집중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관들은 노 전 대통령이 사저에 머물고 있을 때는 손님맞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마을가꾸기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귀향 직후인 지난 3월6일 자신이 직접 장화를 신고 봉하마을 인근 화포천에서 갈고리로 쓰레기를 건져내는 것을 시작으로 환경정화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비서관 및 마을주민과 함께 마을청소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낙동강을 개선하기 위한 모임인 사단법인 '맑은 물 사랑 사람들'(상임대표 이봉수) 고문직을 수락하기도 하는 등 환경문제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은 사저를 벗어나서도 대부분 봉하마을을 살기좋은 농촌으로 가꾸기 위해 참고가 될만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방문해 아이디어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귀향 이후 한 달도 안된 지난 3월18일 진주시 집현면의 우수 조림지를 견학한 것을 시작으로 야생화 군락지와 희귀한 연꽃밭이 있는 양산 통도사 서운암, 김해 생림면의 장군차밭인 선곡다원 등을 꼼꼼하게 둘러봤다.

지난달에 가졌던 휴가기간에는 비서관 및 지인들과 함께 강릉, 정선, 영월 등 강원도 일대를 순회하며 특화된 농촌마을을 일주일여 간 체험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같은 행보를 통해 봉하마을이 장기적으로 어떤 농촌마을이 돼야 하는지를 고심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경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농촌마을이 기존 논농사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친환경농법 등을 통해 농촌마을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에 대해 자주 말씀하신다"며 "이같은 인식 아래 시작된 것이 오리농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리농법은 도입 초기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과 수확량 감소, 재배방법의 번거로움 등으로 일부 농민들의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이 농법이 시작된 지 수개월이 지나자 농민들도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앞으로 논농사에 치중되는 관행농업을 벗어나 오리농법 등 친환경농업을 계속 확대하고 장군차밭과 연밭을 조성하는 한편 쌀의 생산부터 수확, 도정까지를 직접 체험하는 쌀생태체험관 등을 만들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을 비롯해 농촌에 도움이 될만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간다는 입장이며 앞으로 살기좋은 농촌마을 가꾸기를 위한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행보가 현실정치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