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로 '지출 다이어트'
대출 이자와 물가는 나날이 치솟는데 자산을 불릴 수 있는 마땅한 투자처는 떠오르지 않는다. 요즘 같은 때일수록 절약이 중요하다. 일단 아끼고 봐야 한다. 전체 소비지출액 중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이 주어지는 신용카드의 결제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자신의 소비 패턴과 각종 카드의 특성을 잘 파악해 카드 하나라도 보다 현명하게 이용해야 하는 시기다.

◆휴대폰요금 카드 자동이체

휴대폰 요금은 가급적 신용카드 자동이체를 걸어놓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휴대폰 요금이 할인되는 것은 물론 자동이체 금액이 월간 사용실적으로 반영돼 다른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카드사들이 이동통신사와 제휴해 내놓는 특화카드가 아니더라도 휴대폰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각 은행의 주력 상품 중에서는 우리은행의 '우리V카드',하나은행의 '빅팟카드',기업은행의 '나의 알파카드' 등이 휴대폰 요금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V카드는 월간 1500원,빅팟카드는 5000원,나의 알파카드는 1200원까지 할인된다. 다만 휴대폰 요금 이체 금액은 연말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가맹점 할인에 관해서는 할인액이 높은 카드와 할인이 적용되는 범위가 넓은 카드 중 어느 것이 평소 소비 패턴에 맞는지를 잘 생각해서 선택해야 한다. 주유 할인 카드를 예로 들면 특정 주유소에서 큰 금액을 할인해 주는 카드보다 할인율은 낮지만 어느 주유소를 가더라도 서비스가 적용되는 카드가 더 유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의 주유 특화 카드인 '현대카드 O'는 할인 금액이 ℓ당 60원으로 평균적인 수준이지만 정유사에 관계 없이 모든 주유소에서 할인이 적용되고 LPG 차량도 ℓ당 30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달 신용판매 이용금액이 20만원 이상이면 할인이 적용돼 실적 기준도 낮은 편이다. 영화나 도서 할인도 특정 극장에서만 할인이 되거나 인터넷 구매에는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카드가 많으므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선포인트 할인은 상환 부담 주의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살 때처럼 목돈을 들여야 할 때는 선포인트 할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선포인트 할인은 카드로 물건을 구입할 때 미리 일정 금액을 할인받은 뒤 그만큼 금액을 추후 카드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포인트로 되갚는 것이다.

그러나 선포인트 할인을 이용할 경우 이를 되갚기 위해 3년 이상 같은 카드를 지속적으로 써야 한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자동차를 사면서 50만원을 할인받고 이를 카드 이용금액의 2%씩 쌓이는 포인트로 갚기로 했다면 36개월간 월 평균 70만원씩 해당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국내 전용 카드를 발급받는 것도 낭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겸용으로 카드를 만들면 국내 전용일 때보다 연회비가 2000~5000원 비싸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한 '러브카드'는 연회비가 국내 전용일 때는 8000원이지만 국내외 겸용일 때는 1만원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