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혐의 고발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박은석 부장검사)는 빠르면 20일께 정 전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18일 "정 전 사장에 대한 지금까지의 수사가 정리되는 대로 20일이나 21일 재판에 넘길 예정이며 방식은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주 정 전 사장을 체포해 40여시간 동안 조사했으며 묵비권 행사에도 불구,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전 사장 측과 정부 측은 정 전 사장이 제기한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이날 오후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에서 열린 첫 심문에서 팽팽한 논리대결을 벌였다.

정 전 사장 측을 대리하고 있는 백승헌 변호사는 "방송법상 대통령에게는 KBS 사장에 대한 임명과 해임을 할 수 있는 '임면권'이 아닌 임명과 기타 징계만 가능한 '임명권'만 부여돼 있어 대통령에게 해임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 변호사는 "임명권에는 뽑아쓰는 것과 잘못했을 때 해임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 법률적 해석의 원칙이므로 정 전 사장 측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또 "정 전사장 측이 집행정지 필요성의 근거로 방송 공정성을 드는데 공정성이 누구에 의해 훼손됐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일단 해임처분의 효력이 정지되기 때문에 정 전 사장은 본안소송 결론이 나올 때까지 KBS 사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재판부는 이번 주 안으로 인용 또는 기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