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靑 '프레스 프렌들리'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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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휴일인 지난 17일 오후 춘추관에 '불쑥' 나타났다. 수시간 전에 사전 통보했다고는 하지만 청와대 브리핑은 이날처럼 항상 '뜬금없이'이뤄진다. 충분한 예고없이 기분 내킬 때 기습적으로…할말도 많을 텐데 왜 브리핑을 정례적으로 하지 못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이 대변인이 바쁘기 때문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가는 거의 모든 행사에 참석한다. 대통령이 나온 사진에 '열에 아홉은' 그가 나와 있다. 대통령과 그 많은 일정을 함께하면서 시도 때도 없는 질문에 답하려면 여간 꼼꼼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리라.
자연 본업인 '브리핑'은 뒷전이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이 대변인이 실시한 브리핑은 많아야 예닐곱 번.험악한 대 언론 기조를 유지했던 전임 정부 때도 오후 2시면 어김없이 브리핑이 있었던 것과 대조를 보인다. 대변인 얼굴 보기가 이처럼 힘드니 출입기자들은 항상 목 마르다. 어쩌다 그가 오면 브리핑 이후에도 굶주린 사람들처럼 뒤를 애타게 쫓아간다. 여유있게 대답하는 대변인은 '권력' 그 자체다.
대변인을 대신해 브리핑할 사람이 있으면 그래도 사정이 나을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 대변인실에는 4명의 비서관이 있다. 모두 언론인 출신이다. 말이나 글이라면 누구 못지 않으련만 이들이 직접 브리핑하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하다. 대변인이 하지 말라해서인지,아니면 본인들이 피해서인지 아무도 모른다.
아예 언로(言路)를 터 놓으면 이런 문제 자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riendly)한 정부'를 외치며 취재지원을 강화하겠다던 집권 초 약속은 이제는 '꿩 궈먹은 자리'가 돼 버렸다. 공식 채널이 막히다보니 기자들은 비(非)공식채널을 찾아 이리저리 나선다. 여기서 기자들에 대한 차별이 생기고 이는 다시 언론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대통령은 8ㆍ15광복절을 기점으로 새롭게 국정운영의 틀을 다잡아 갈 생각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국 구상,정책을 만들면 뭐하랴.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의 1차 소비자인 출입기자들과의 소통방안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박수진 정치부 기자 notwoman@hankyung.com
가장 큰 이유는 이 대변인이 바쁘기 때문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가는 거의 모든 행사에 참석한다. 대통령이 나온 사진에 '열에 아홉은' 그가 나와 있다. 대통령과 그 많은 일정을 함께하면서 시도 때도 없는 질문에 답하려면 여간 꼼꼼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리라.
자연 본업인 '브리핑'은 뒷전이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이 대변인이 실시한 브리핑은 많아야 예닐곱 번.험악한 대 언론 기조를 유지했던 전임 정부 때도 오후 2시면 어김없이 브리핑이 있었던 것과 대조를 보인다. 대변인 얼굴 보기가 이처럼 힘드니 출입기자들은 항상 목 마르다. 어쩌다 그가 오면 브리핑 이후에도 굶주린 사람들처럼 뒤를 애타게 쫓아간다. 여유있게 대답하는 대변인은 '권력' 그 자체다.
대변인을 대신해 브리핑할 사람이 있으면 그래도 사정이 나을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 대변인실에는 4명의 비서관이 있다. 모두 언론인 출신이다. 말이나 글이라면 누구 못지 않으련만 이들이 직접 브리핑하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하다. 대변인이 하지 말라해서인지,아니면 본인들이 피해서인지 아무도 모른다.
아예 언로(言路)를 터 놓으면 이런 문제 자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riendly)한 정부'를 외치며 취재지원을 강화하겠다던 집권 초 약속은 이제는 '꿩 궈먹은 자리'가 돼 버렸다. 공식 채널이 막히다보니 기자들은 비(非)공식채널을 찾아 이리저리 나선다. 여기서 기자들에 대한 차별이 생기고 이는 다시 언론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대통령은 8ㆍ15광복절을 기점으로 새롭게 국정운영의 틀을 다잡아 갈 생각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국 구상,정책을 만들면 뭐하랴.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의 1차 소비자인 출입기자들과의 소통방안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박수진 정치부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