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LCD TV,PDP TV 가격을 인상했다. 두 업체가 1999년 국내에서 평판 TV를 판매하기 시작한 이래 이미 시장에 내놓은 TV 값을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40인치와 32인치 LCD TV 출고가격을 이달 1일부터 5만원씩 인상했다. 40인치 LCD TV(450ㆍ330 시리즈) 가격을 155만원에서 160만원으로,32인치 LCD TV(330 시리즈) 가격을 103만원에서 108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삼성전자는 또 42인치 PDP TV(450ㆍ440ㆍ430ㆍ410시리즈) 출고가격도 3만원씩 인상했다.

LG전자도 이달 초부터 42인치 LCD TV(모델명 LC7D)와 PDP TV(모델명 PG20,PG30)를 판매하는 유통업체에 주는 장려금을 각각 5만원,3만원씩 줄이는 방식으로 TV 가격을 올렸다. 장려금이 줄어든 만큼 유통업체가 가격을 낮춰 판매할 여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TV 출고가격을 올린 셈이다.

그동안 TV업체들은 시장 창출을 위해 LCD,PDP TV 가격을 매년 경쟁적으로 낮춰왔다. 2002년 1200만원 수준이던 40인치 LCD TV 판매가격은 2005년 500만∼550만원,작년 230만∼260만원,올해 초 150만∼180만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PDP TV 가격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TV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는 게 소비자들의 통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TV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린 것은 출혈을 무릅쓴 가격인하 경쟁으로 수익성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 총괄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15%나 늘어난 2조5600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700억원이 줄어든 1400억원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26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에 전분기(8억원)보다 대폭 늘어난 37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영업이익률은 1%에 불과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CD,PDP TV 가격은 2분기 말부터 손익분기점 근처까지 내려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계속된 원자재값 상승도 TV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