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황제'를 넘어 '수영의 신(神)'으로.

마이클 펠프스(23ㆍ미국)가 베이징올림픽에서 단일 대회 최다인 8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으며 1972년 뮌헨 대회에서 '미국 수영의 전설' 마크 스피츠가 작성한 7관왕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0일 개인혼영 400m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16일까지 7개 세부종목에서 우승하며 스피츠와 타이를 이뤘던 펠프스는 이번 대회 경영 마지막날인 17일 혼계영 400m마저 1위를 차지하면서 대망의 8관왕에 올랐다. 4년 전 아테네에서 똑같은 8개 종목에 도전했지만 금메달 6개에 동메달 2개로 스피츠의 7관왕에 못 미쳤던 펠프스는 세계 수영의 새 역사를 썼다.

이날 레이스에서 펠프스 효과는 대단했다. 페어솔이 배영 100m 구간을 53초16을 찍으며 1위로 통과했지만 두 번째 평영 영자인 핸슨은 1분52초43에 골인,평영 최강 기타지마 고스케가 역영한 일본(1분51초94)과 호주(1분52초36)에 뒤지며 3위로 처졌다.

세 번째 접영 영자였던 펠프스는 세 번째로 물 속에 뛰어들었지만 100m 구간을 50초15에 끊으며 다시 1위를 되찾아왔고,마지막 자유형 영자 레작은 다소 여유롭게 1위로 골인했다. 미국에 이어 호주가 3분30초04로 은메달을 가져갔고 일본이 3분31초18의 아시아 기록으로 3위였다.

수영뿐만 아니라 올림픽에서도 펠프스는 살아 있는 전설로 떠올랐다. 아테네 때 6개와 이번 대회 8개를 합해 올림픽 통산 최다 금메달 수에서 14개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그동안 마크 스피츠와 칼 루이스(이상 미국),파보 누르미(핀란드),라리사 라타니나(옛 소련)가 9개의 금메달로 통산 최다 금메달리스트 자리를 지켜왔지만 펠프스는 이번 대회 초반 이를 뛰어넘었고 5개를 더 보태며 앞으로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을 작성했다.

세계 기록도 대거 세웠다. 동료들과 함께 레이스를 펴는 계영을 빼더라도 이번 대회에서 출전한 5개 개인종목 가운데 접영 100m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종목 금메달을 모두 세계 신기록으로 따냈다. 통산 세계 신기록 작성 수에서도 펠프스는 스피츠가 기록한 23개를 뛰어넘어 이번 4차례를 합해 25차례나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베이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