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588억弗로 구글 제쳐…아이팟·아이폰 잇단 히트

애플이 구글을 제치고 실리콘밸리 최고 기업의 왕좌에 올랐다. MP3플레이어 '아이팟'에 이어 스마트폰 '아이폰'을 잇달아 히트시킨 애플은 지난 13일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을 시가총액에서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날 미국 나스닥에서 애플의 시가총액은 1588억달러로 구글 시가총액(1572억달러)을 추월했다. 구글은 2004년 상장된 이후 줄곧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따돌렸다.

애플은 이에 따라 S&P500지수에 포함되는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2548억달러)와 IBM(1719억달러)에 이어 3위에 올랐다. MS 본사는 시애틀,IBM 본사는 뉴욕에 자리잡고 있고 애플과 구글 본사는 같은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5마일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런 점에서 애플은 '실리콘밸리의 새 왕(The new king of Silicon Valley)'에 등극한 셈이라고 영국 가디언지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애플은 스크린터치형의 매끈한 아이폰 등 독특하고 사용하기 쉬운 디자인과 사용자 환경으로 휴대폰은 물론 노트북 컴퓨터,음악 팬들을 매료시키며 잇따라 경쟁자들을 따돌려왔다. 반면 구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미국 경제 하강의 유탄을 맞아 인터넷 광고 등이 타격을 받으며 쇠퇴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올 들어 애플 주가는 9.5% 상승한 반면 구글은 28% 하락했다.

가디언은 애플의 이 같은 부상이 하이테크업계의 세력 균형점이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독창적 기술을 바탕으로 신제품 발표 직전까지 비밀을 유지하며 사용자들에게 '희열'을 가져다주는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란 점을 높이 평가한다.

애플의 성공은 또 기술세대 측면에서 구세대의 승리라는 시각도 있다. 구글은 생겨난 지 10년에 불과한 데 비해 애플은 1976년 학교친구 사이인 스티브 잡스 현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브 워즈니액이 창업한 회사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