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x, 개xx야!” 초등학교 3학년인 이모군은 끊임없이 욕을 해댄다. 그러고는 곧바로 자신을 탓하며 두 손으로 입을 막는다. 처음에 친구들은 이모군의 그런 모습에 무척 놀랐지만 이군의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나서는 별 일 아니라는 듯 다시 수업에 몰두한다. 최근 이군과 같이 갑자기 욕을 하거나 반복적으로 코를 킁킁거리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틱장애 혹은 뚜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다. 틱장애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때문에 부모에게 지적을 받는다고 해도 증상을 멈출 수가 없다. 틱장애가 만성이 되어 1년 이상 지속되면 뚜렛증후군이라고 한다. 틱장애의 증상은 아이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먼저 신체의 일부를 경련하듯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운동틱’을 들 수 있다. 초기에는 주로 머리 쪽에서 갑작스런 움직임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눈을 깜박거리거나 눈알을 움직이고, 목을 까딱거리는 등의 움직임이 생기는 것. 이후 팔, 다리 부분으로 내려가 어깨를 으쓱거리거나 다리를 떠는 형태로 진행된다.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반복해서 내는 ‘음성틱’의 형태도 많다. ‘킁킁’ ‘에이취’ 등의 가래 뱉는 소리, 킁킁거리는 소리, 기침소리 등을 내뱉는다. ‘악’, ‘윽’ 등의 비명소리나 동물울음소리를 흉내 내기도 한다. 하지만 상황과 전혀 관계가 없는 단어나 문장으로 소리를 내는 경우도 많다. 가만히 잘 있던 아이가 단어의 의미와는 관계없이 ‘멍청이-멍청이’, ‘그만-그만’ 등의 말을 내뱉게 되는 것. 심한 경우 거친 욕설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처음 본 사람들의 경우, 오해로 인해 싸움을 불러오기도 한다.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은 “틱장애는 유전적인 요인이나 외부의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좌우뇌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며 따라서 “좌우뇌의 균형을 맞추어 주는 문제에 중점을 두어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틱장애를 가진 아동들은 뇌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노어아드레날린과 같은 뇌신경전달물질의 대사에 문제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상적인 대뇌는 필수아미노산으로 신경전달물질을 만들고 이를 이용하는 신진대사에 문제가 없지만, 불균형적인 뇌는 이런 기능을 잘 조절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불수의적 운동계를 조절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면 변연계나 편도체의 과민 반응이 생기고 전두엽 바로 밑에 싸여 있는 기저핵의 기능이 약화되어 자신의 의지로 조절이 안 되는 움직임이나 소리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틱증상에 대해 일반적으로 부모님들은 훈육상 아이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오는 증상으로 알고 자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능이 떨어진 기저핵과 소뇌의 문제로 틱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틱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운동이나 놀이 등을 통해 아이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특히 등산은 운동 중에서도 아이의 체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연을 접하도록 하여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해준다. 변원장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하루에 10회 이상의 틱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 혹은 1년 이상 증상이 계속될 때에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틱 증상으로 인해 신체에 해를 입는 경우라면 반드시 치료하도록 한다. 눈을 심하게 깜박거려 눈이 짓무르는 경우, 고개를 젖히는 틱 때문에 목에 만성적인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심한 음성틱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과 교실에서 수업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왕따를 당하거나 자존감이 떨어져서, 학교생활에 지장을 많이 초래하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하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