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과 비관론 팽팽..투자전략도 극과 극

중국 주식시장이 당초 전망과 달리 베이징 올림픽 개막 이후 연일 급락세를 보이자 '올림픽 후유증' 가능성을 놓고 국내 증권업계에서 상반된 시각이 형성되고 있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과열됐던 경기가 폐막 이후 빠르게 침체되는 '밸리(valley) 효과'를 겪을 것이라는 비관론과 연착륙을 통해 성장동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선과 철강 등 중국 관련주에 대한 투자전략에 대해서도 `비중축소'와 `저가매수' 등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 중국 증시 위기냐 기회냐

상하이종합지수는 올림픽이 개막된 지난 8일 4.47% 급락한 데 이어 다음 거래일인 11일에도 5.2% 폭락하며 2,500선을 내줬다.

12일에도 전날보다 12.88포인트(0.52%) 하락한 2,457.20으로 추락했다.

올림픽 개막 후 급락세를 이어가자 그동안 낙관론이 우세했던 국내 업계에서는 폐막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중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인프라 등에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며 "올림픽 이후 성장 모멘텀이 둔화하면서 경기가 빠르게 침체되는 밸리 효과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올림픽의 투자규모는 420억 달러로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올림픽 후유증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맞물리면서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1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0% 상승해 생산자물가지수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비관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된 측면은 있지만 베이징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후유증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오 연구원은 또 중국 쓰촨성 지진 복구 수요와 2010년 상하이 엑스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지속적인 투자 수요가 있는 만큼 투자 감소로 인한 중국의 경착륙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동양종금증권 이동수 연구원은 베이징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3.5%에 불과해 올림픽 이후 베이징 지역의 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 전반에 걸쳐 밸리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상반기 중국 정부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최대 목표로 둬 긴축정책 등 시장의 희생이 불가피했다면 올림픽 이후에는 성장과 시장을 다시 아우르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할 여지가 높다며 올림픽 이후 중국 증시에 대해 위기보다는 기회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중국 관련주 투자전략도 정반대

증권업계는 중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엇갈린 전망 때문에 철강과 금속 등 중국 관련주의 투자전략을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

삼성증권 소 연구원은 중국의 성장 모멘텀 둔화가 예상돼 중국 관련주들의 주가도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일부 주가가 반등하는 타이밍을 포착해서 조선, 철강금속, 기계, 화학, 소재 등 중국 관련주에 대한 비중축소를 권고했다.

시장이 반전하려면 중국 기업들이 실질적인 이익개선 흐름을 보여줘야 하는데 반전 시점은 내년 1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소 연구원의 전망이다.

이에 비해 대신증권 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8월이나 9월까지 중국의 경착륙 논란이 이어지면서 중국 관련주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9월 말 3분기 경기지표가 가시화되면서 점차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 때를 저가매수 시기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과 2006년에도 중국의 경착륙 논란이 제기되면서 중국 관련주의 급락세가 나타났지만 이후 논란이 해소되면서 소재, 기계 등 업종을 중심으로 강한 상승탄력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