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는 1956년 설립된 명동 증권거래소에 조흥은행 등 12개사가 상장하면서 출발했다. 지금은 이들의 회사 간판이 한 곳도 남아 있지 않은데서 보듯 증시는 순탄치 않은 발전과정을 거쳤다. 1958년 '1.16 국채파동',1965년 '증권파동',1978년 '건설주 파동',1990년 '깡통계좌 일괄정리',1998년 벤처거품 붕괴에 따른 코스닥시장 폭락사태 등은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했다.


증시는 1992년 1월3일 외국인의 주식투자 허용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가 도입되면서 기업 경영방식이 크게 달라졌고 과학적 투자기법이 확산됐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건설.무역.금융 등 트로이카주는 저(低)PER(주가수익비율)주와 블루칩에 주도주 자리를 넘겼다. 외국인들의 시가총액 비중은 한때 40%를 넘어서 증시를 쥐락펴락했다.

우리 증시는 2005년부터 펀드시장과 기관투자가의 급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7월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는 신기원을 이뤘다.

1992년 개방 당시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증시는 지금 세계 15위권의 선진 증시로 발돋움했다.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국내 증권업계는 해외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