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자.뱀가죽 무늬 등 화려함 강조
제조.통신사 로고도 뒷면에 크게

휴대폰의 뒷모습이 바뀌고 있다. 휴대폰 기능 못지않게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업체들이 지금껏 큰 신경을 쓰지 않았던 뒷면의 디자인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LG전자의 시크릿폰은 휴대폰 뒷면을 격자 무늬를 입힌 탄소섬유로 처리했다. 뒤에서 휴대폰을 봤을 때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토로라가 올초 내놓은 '레이저 스퀘어드 럭셔리 에디션'은 뒷면을 뱀 가죽 무늬처럼 장식했다. 뒷면 가운데엔 18K 금으로 제작한 모토로라 전통의 '배트윙'(박쥐 날개) 로고를 넣어 분위기를 살렸다.

고급 카메라폰은 일반 휴대폰보다 뒷모습의 디자인이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 업체들이 휴대폰 뒷면에 달린 카메라 렌즈를 최대한 멋스럽게 꾸미려는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이란 느낌보다는 웬만한 디지털 카메라 이상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디자인을 통해 전달하려는 것이다.

LG텔레콤이 일본 카시오와 제휴해 내놓은 '캔유 801Ex'는 뒷면에 카시오의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인 '엑슬림' 로고와 함께 515만 화소 카메라가 큼지막하게 장착돼 있다. 뒤에서 휴대폰을 바라보면 마치 일반 디지털 카메라로 착각하기 쉬울 정도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부터 유럽 시장에 내놓을 800만 화소 카메라폰 '이노베이트' 역시 뒷면만 보면 디지털 카메라란 느낌이 드는 제품이다. 이노베이트의 뒷면에는 와이파이(무선랜),GPS(위성위치추적장치),DivX(영상 코덱) 등 휴대폰의 다양한 기능을 표시한 로고도 함께 새겨져 있다.

최근엔 제조사나 통신사의 로고도 휴대폰 뒷면으로 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모토로라가 최근 선보인 3세대(G) 휴대폰 '페블'은 모토로라의 배트윙 로고와 함께 SK텔레콤의 3세대(G) 통신 서비스를 나타내는 'T' 로고가 모두 뒷면에 새겨져 있다. 대만 HTC가 이달 초 내놓은 스마트폰 '터치듀얼폰'도 'T' 로고가 뒷면으로 넘어갔다. 터치듀얼폰은 뒷면 카메라 렌즈 부분을 동그랗게 디자인한 것도 색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이 젊은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점점 액세서리화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살 때 앞면 못지않게 뒷면의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