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계속 치솟는 가운데 경기 부진이 계속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일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금리도 제로(0)시대를 맞고 있다. 여기에 주가는 1500대에 갇혀 답답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 변화에 맞춰 향후 주식투자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 침체에 대비해 새로운 기업가치 평가기준으로 유망주를 발굴해야하는 것이 시급하다.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주식투자전략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동안 증시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를 불러온 글로벌 신용위기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란 진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정부 정책의 영향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기업의 단기 실적지표 등에 의존하기보다는 경기 변동에 안전한 종목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일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는 금리,환율,자산가격 등은 물론 기업 실적도 빠르게 변한다"며 "따라서 경제성장기에 적합한 분기 실적 위주의 투자 전략은 지금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분간 단기적인 숫자(실적)에 집착하지 말고 안정된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종목을 찾아 투자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은행의 특판예금 또는 CMA(자산종합관리계좌) 등이 제시하는 금리 수준과 맞먹는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평가다. 올해 8.3%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에쓰오일이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5% 이상으로 집계되는 부산ㆍ대구은행 등이 이러한 종목에 해당된다.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81.4%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쓰오일은 최근 증시 하락으로 올 고점 대비 주가가 26% 이상 하락하면서 현재 PER(주가수익비율)가 7배 수준에 그쳐 투자 매력이 높다는 진단이다. 부산ㆍ대구은행도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9.4%,5.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은행 한국수출포장 안철수연구소 파트론 GS홈쇼핑 등도 올해 배당수익률이 4% 이상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고 있는 우량주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장기 투자를 주로 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증시 하락세에도 매수에 나선 종목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강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늘 것으로 전망되는 전북은행 한화석유화학 코오롱 케이아이씨 기아차 LG텔레콤 동국제강 GS홈쇼핑 농심 등이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이들은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며 전고점을 형성했던 지난달 24일 이후 기관들이 시가총액 대비 1% 이상을 사들인 종목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